간호법 찬반 대립 의견

  9일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간호법 제정과 관련하여 재적24명, 찬성16명, 반대7명, 무효 1표 무기명 투표로 진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의료법이 아닌 간호법이 무엇이며, 어떤 내용이길래 찬반 의견 대립이 첨예한지 알아보았습니다.

 

1. 간호법 내용

  간호법이란, 의료법에 ‘의사 지도하 진료보조’ 라고 간단하게 명시된 업무범위를 따로 떼어내 세부화, 명확화하여, 간호사를 보호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 책임을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제정하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간호사의 업무를 다룬 법이 따로 제정되어 있고,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간호사의 근무환경보다 훨씬 좋다고 합니다.

    22년에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되었다가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혀, 민주당에서 법사위 패싱(통과)을 결정하여 본회의로 회부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마지막으로 막을 수 있는 대통령 거부권이 남아있지만,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큰 것 같습니다.

 

 

2. 간호법 찬성의견

• 대한간호협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만성질환(수술, 치료로 완치가 아닌 악화 예방, 일상생활 보조 등이 필요한 질환) 중심 사회가 되어, 지역사회에서의 간호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역사회란, 의료기관 외에 학교, 요양기관, 건강지원센터, 아동보호기관, 방문간호사, 어린이집 등으로 지역사회에서 예방, 증상 관리에 중점을 두는 의료체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 의료법으로는 의료기관 외 지역사회에서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간호사 업무를 의료법 안에 담아 체계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 의료기관의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 열악한 근무여건 처우 개선으로 의료기관 내에서도 간호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너무 간호사 업무가 힘들어 대부분 30대 전후로 사직하니, 숙련된 간호사들은 떠나고, 계속 환자들은 신규 간호사들의 케어를 받아야 합니다. 
• 32주 이전의 태아의 성별 노출 금지, 간호현장의 인권침해행위(일명 간호계 태움) 금지, 간호기록 거짓 작성 금지 등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 지역별 간호인력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여 지방의 불균형적인 간호사 인력을 보강하여 지방의 의료불균형을 해소하고, 의료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2. 간호법 반대의견

• 대한간호협회를 제외한 의사, 간호조무사협회, 방사선협회, 임상병리사협회 등 대부분의 의료단체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다른 의료분야(방사선, 응급의료 등)까지 침범하는 특혜를 주는 법으로 보건의료업무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 간호법 제정은 현재 의료법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며, 앞으로 초래될 업무범위 상충, 혼선이 자명한 만큼 추가적인 심의가 이루어진 후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간호사 업무 범위, 고용 등 의료법 개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간호법을 따로 만들게 되면, 앞으로 의료계 안에서 모든 다른 의료관련인들을 위한 개별 법안이 다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 보건복지부는 제정 목적에는 공감하나 의료서비스는 다양한 직역이 협업해야 하는 만큼 의료인들이 통합적으로 하나의 법에 규율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충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행정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 의원급 의료기관에 간호사를 의무 배치하도록 하면 의원의 경영난으로 더욱 시민들은 병원을 집근처에서 찾기 힘들어 질 것입니다.
•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를 간호사의 보조인력으로 제정하여, 의료인력들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노인복지법에 따른 직무 범위가 정해져 있어 간호법안에 포함시키는 걸 반대하고 있습니다.
• 대한의사협회는 간호사들이 독자적인 의료행위 영역을 구축하여 추후 의료기관 개설 등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100명 이상의 어린이집에서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간호조무사 1명을 두고 있는데, 간호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려면 간호사 인건비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최근 간호사들의 여러 활동 영역을 보면,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 교육, 상담, 방문간호, 건강관리서비스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코로나19 사태 때도 지방 병원에 간호인력들이 모자라 간호사들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고요. 하지만 과연 간호법을 제정해야만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간호법 제정으로 인한 간호계의 커진 힘으로 질 좋은 의료, 의료의 접근성 등의 면에서 의료계는 더욱 좋아질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모든 이들이 본인의 자리 중심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닌, 내 가족, 나의 노후 미래를 봤을 때, 어떤 방향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길인지 깊은 고민을 해야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